학폭 신고했더니 학교에서 합의를 권한다면? | 김동창 변호사
학교폭력 법률 칼럼

학폭 신고했더니 학교에서 합의를 권한다면? — 화성 학교폭력 변호사의 대응법

김동창 변호사 이혼 · 부당해고 · 학교폭력
2026-07-09
학폭 신고했더니 학교에서 합의를 권한다면? — 화성 학교폭력 변호사의 대응법 관련 법률 정보 그래픽

학폭 신고했더니 학교에서 합의를 권한다면?

아이가 괴롭힘을 당해 어렵게 학폭 신고를 했는데, 며칠 뒤 담임 선생님이나 학폭 책임교사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양쪽 다 학생인데,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아이한테도 좋지 않을까요?" 상대 부모가 사과하고 싶어 한다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도 하죠. 화성에서 학교폭력 상담을 하다 보면, 바로 이 단계에서 마음이 흔들려 서둘러 동의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며 찾아오시는 부모님이 정말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합의 권유에 그 자리에서 답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동의 여부의 결정권은 학교가 아니라 피해학생 측에 있습니다.

학교가 말하는 '합의'의 정체 — 학교장 자체해결 제도

학교가 권유하는 "원만한 해결"은 대부분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장 자체해결 제도를 뜻합니다. 경미한 사안은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심의위)로 넘기지 않고 학교 선에서 종결하는 절차인데요, 법이 정한 요건이 있습니다. ① 2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진단서가 없을 것, ②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될 것, ③ 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을 것, ④ 신고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닐 것. 이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여기에 더해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심의위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즉, 부모님이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학교는 사안을 반드시 심의위로 보내야 합니다.

서둘러 동의하면 안 되는 이유

자체해결에 동의하면 원칙적으로 같은 사안으로 다시 심의위 개최를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아이의 피해가 생각보다 컸다는 걸 알게 되거나, 상대 학생의 괴롭힘이 반복돼도 이미 종결된 건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습니다(약속된 피해 복구가 이행되지 않거나 조사 과정의 은폐·축소가 드러난 경우 등 예외적인 사유가 있을 때만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특히 조심하셔야 할 것은, 아이의 심리적 피해는 시간이 지나서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신고 직후에는 괜찮아 보이던 아이가 몇 주 뒤 등교를 거부하거나 수면 장애를 보이는 사례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실제 상담 사례 — 화성 동탄 중학교 1학년 학부모 B씨. 아들이 단톡방 따돌림과 금품 요구를 당해 신고했는데, 학교에서 "가해 학생도 반성하고 있다"며 자체해결 동의서를 내밀었습니다. B씨는 서명 직전 상담을 요청하셨고, 확인해 보니 금품 요구가 두 달 넘게 반복된 '지속적' 사안이라 애초에 자체해결 요건 자체가 안 되는 건이었습니다. 심의위 개최를 요구해 가해 학생에게 접촉·협박 금지와 출석정지 조치가 내려졌고, 아이는 분리된 환경에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동의 전 반드시 확인할 4가지

첫째, 피해 진단부터 받으세요. 신체 피해는 물론 심리 피해도 소아정신과나 위(Wee)센터 상담으로 기록을 남겨두셔야 합니다. 둘째, 사안이 정말 '경미'한지 따져보세요. 반복성, 집단성, 금품·사이버 요소가 있으면 자체해결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셋째, 상대측 약속을 서면으로 받으세요. 사과문, 치료비 부담, 재발 시 조치 등을 구두 약속만 믿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넷째, 가해 측과의 직접 대면은 신중하게. 감정이 격해져 오히려 아이에게 2차 피해가 되는 경우가 많고, 그 자리의 발언이 나중에 불리하게 쓰일 수도 있습니다.

심의위로 가면 아이가 더 힘들어지지 않나요?

많은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부분인데, 심의위는 재판이 아닙니다. 교육지원청에서 열리는 회의이고, 피해학생 본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보호자나 대리인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심의위를 거쳐야 가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접촉금지, 학급교체, 전학 같은 법적 구속력 있는 조치가 나오고, 피해학생에게는 심리상담·치료비 지원 같은 보호조치가 따라옵니다. 조치 결과에 불복할 경우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절차도 열려 있죠. 반대로 자체해결로 끝나면 이런 공적 보호장치 없이 상대방의 선의에만 기대야 합니다.

화성 학부모님께 드리는 마지막 당부

학교의 합의 권유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정말 우발적이고 가벼운 사안이라면 자체해결이 아이들 모두에게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핵심은 판단의 순서입니다. 피해를 먼저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자체해결 요건에 해당하는지 따져보고, 그다음에 동의 여부를 결정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학교가 재촉하더라도 "검토 후 답변드리겠다"고 하시면 됩니다. 화성·동탄 지역 학폭 사안에서 어느 길이 아이에게 유리한지 판단이 어렵다면,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꼭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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